6. 잘난 아이들.

낮에 일하고 밤에 수업하는 기숙사형 야간 실업고 얘기.


아이들:

왜 찍는지 모르겠어요,

이 학교 왜 찍어요?

발버둥치는 그런 아이들만 있는데 왜 촬영할까.

다른 좋은 학교도 많은데.

외고 이런데 있잖아요.

 

낮에 공장 일하던 학생 :

솔직히 말할까요.

세상이 더럽다고 느껴져요.

이런 일은 알아주지도 않고.

전에 물류회사 다닐 때 임금도 떼어먹고

(야간 다닌다고) 사람들이 무시하고.

 

교사:

기숙사비 밀린 액수가 써있다.

4개월 4십몇만원.

엄마아빠 해줄수 있어? 아니 없어요.

그럼 니가 해결해야지.

그럼 일해야지.

학교다니면서 3년 일하면 너하나 방 구할 돈 모을 수.

그러면 거기서 시작인거야,

 

그래도 속된 말로 지 밥벌이 하는거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저녁에 등교하는 애들 보면.

나이 어린애들이 직장생활하는거 보면 답답해요, 별로 기분 좋지는 않다.

 

아이들 퇴근 후 학교와서 저녁식사.

 

교장:

교육이라는게 별거 있나 애들 돌봐주는 건데,,

대부분 객지생활하는 애들. 부모와 떨어져사는 애들이니까.

애들 대부분 직장 끝나고 와도 밥도 제대로 못 먹으니까.

그래도 아이들이 밥 먹는거 보면 대견해요. 보람도 느끼고,,

 

나레이션: 세상이 화려해질수록 야간학교는 부끄러운 곳이 되갑니다.

 

교사:

(입학정원 다 찼다고 자기 아이한테 거짓말 해달라는 입학상담 부모와 통화)

(학부모들이) 창피한 거죠.

창피한 학교.

보내면 안 되는 학교.

하지만 어쩔 수가 없으니 보내는 학교

 

겉에서 보면 하나도 잘나지 않았죠.

여기 학교입니다.

아버님께 그랬더니 이게 학교야?” 하시더라구요.

 

문학시간: 글쓰기 시간. 회사에서 겪은 부당한 일.

학생: 욕 먹은거.

(낮에 직장에서) 막내라고 청소 설거지 심부름,,,,빡치는 거예요,

 

취업담당교사:

너 홀서빙 안 해봤어? 시켜줬었지.

또 며칠 안 가 그만둘까봐 걱정.

아직 17,

아이들은 일단 졸업이 목표.

 

힘든 직장일을 모든 아이가 잘 견뎌내는건 아니다.

학교 남아있는 미취업생들.

학생: 지난 번에는 그릇 수레 끌다가 와장창 깨졌다.

잘리진 않았다.

 

살아가려면 일해야한다는 걸 알지만 힘이 나질 않습니다.

낮에 교실에서 누워있는 아이들.

 

교사:

아이들 피곤해한다.

인생 자체가 피곤한거지.

너무 피곤한 거야.

몸의 기운 자체가 피곤.

일도 안하고 있는데.

너무 짠해요 마음이,,

며칠 나갔다가 오는 아이들.

마음은 하나하나가 오면 안아주고 싶은데.

 

학교 빠지고 찜질방 PC방 전전하다 오기도 한다.

근신.

적응 못하는 아이들. 교사 회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런 애들까지 굳이 계속 데리고 가야되나?

열띤 회의.

 

무단결석했던 아이. 청소벌.

아직 돌아오지 않은 애들도 있다.

 

교사:

믿음을 주면 아이들이 바뀌나요?

아이들은요 확 안 바뀌어요.

어른들도 확확 바뀌나요?

어쩌다가 바뀌는 애 있으면 다행인거지.

3년 안에 애들 바꿨다 그런다면 거짓말이다.

그 사람 앞에서만 알랑거리는 것일수.

내 새끼들 집에 있는 애들한테 잘 해줘도 확 안 바뀌는데.

확확 바뀐다는게 거짓말이지.

대신에,

아주 작지만 아주 조금씩 변해간다.

1학년때 선생 나와도 담배 물고 있다가

2학년때 선생 나오면 손의 담배를 숨기고

3학년때 선생 나오면 담배를 끄는.

그 정도 변화는 있는거지

그 정도 변화에 기분이 좋은거지.

 

중학교 때부터 혼자 살아온 학생:

도움 받을데 없었다.

엄마 아빠 지원아래 공부하는 애들 보면 부럽지 않니?

부럽죠 솔직히 아이들한테.

엄마 아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죠.

돈이 없어도 반지하 살아도 같이 얘기하며 밥먹는 엄마 아빠가 있는게.

학교가 그리울 시간이 없었다

먹고 살기 바빴으니까 진짜..

 

선생님은 이 힘든 거 왜 하세요?

교사:

맨처음 여기 왔을 때 전율.

내가 여기서 선생해야겠네 그런 생각가지게 한 학교.

어떨 때 문득 후회 되기도.

나도 어느 정도의 급여 받으면서 나의 삶 꾸려가고 싶다는 생각 들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랑 지내보면 알겠지만,

문득문득 가슴 저리게 하는 것도 있으니까.

사회가 너무 힘들게 하니까.

내가 놓으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

아이들 생각할 때마다 울컥해요.

 

부모가 아니시잖아요.

(내가 부모가 아니라서) 그게 가장 가슴아프다

걔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없으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부모가 있잖아요.

 

 

후회는 처음부터했죠. 지금도 후회하죠.

어떤 부분에서는.

후회는 이럴 때.

전 사실은 정말 아이들한테 행복한 좋은 공간 만들어주고 싶은데,

그렇지 않다고 느껴질 때.

아이들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전 아이들이 정말 좋아요.

 

 

교장:

삶의 과정에서 어디 갈 데가 없어서 떠밀려 오는

이 아이들에 대해서,

교육하시는 분들이나 학자분들은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는지.

우리 애들이 갈데가 없다.

1617살 애들을 사회에 내보내고

내가 들어오라해서 들어온게 아니라.

사회적 폭력이예요

폭력으로 내몰리는 거죠.

그런 내몰린 애들이 들어옵니다.

별 대안도 없이 쫓겨나고.

 

아침 청소하는 교장. 10년 됐어요.

매일 아침 6시 반에 나오죠.

(애들을 학교에서 재우니까) 걱정되서 나오죠.

 

 

아이들:

이 나이에 식당일하고 하지만.

솔직히 그만두고 싶은데.

난 한시간 4580원 받고 이렇게 산다.

누구한테 무시당해도 기 안 죽는다

보잘 것 없지만 자신한테 떳떳하다.

가난하고 불쌍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런 학교가 아니라 열심히 사는 아이들 중의 하나, 그렇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교사:

(아이들 항상 하는 말이)

전 안 되요.

너 왜 안되냐?

전 안된다고 그랬어요.

부모님도 그랬구요.

전에 선생님들도 그랬구요.

크게 바라지 않는다.

월급 제대로 받으면서 일한 만큼 정당하고 요구하고 살아라.

너희는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고 고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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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선생님들이 훌륭하네.

시급 4천 몇백원? 장난하냐.

완전히 노동착취지.

근데 냉정하게 말하면,

(그런 애들이) 그냥 사회에서 범죄자가 되지 않고 

자기 노동한 것 월급 제대로 받고 문제 없이 살길 바랄 뿐.

내 딸이 그런 애들과?

절대 안 된다. 내가 딸을 어떻게 키우는데. 

저학력의 남자와 만나서 연애나 결혼?

절대 반대다. 부모 가슴에 못박는거다. (내 딸을) 어떻게 키우고 있는데.

상대가 무슨 대단하기를 바라는 (속물적) 기준이 아니라 정말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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